전년 동기 대비 16% 감소…8월까지 이어질 듯[더팩트|이지선 기자] 시중은행의 7월 일본 엔화 환전액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줄었다. 일본 수출규제로 촉발된 '불매운동' 여파로 일본 여행이 큰 폭 줄어든 것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.
5일 시중은행(신한·KB국민·KEB하나·우리·NH농협은행)에 따르면 지난달 엔화 환전액은 총 251억2975만 엔(한화 약 2885억3978만 원)으로 집계됐다. 이는 고객에게 엔화를 판매한 전체 집계로 대면 거래와 비대면 거래를 합친 실적이다.
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%가량 감소한 수준이다. 지난해 7월에는 300억6852억 엔(한화 약 3454억2670만 원)이 환전됐다.
7월이 여름 휴가 등 여행 '성수기'인 것을 고려할 때 환전액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. 업계에서는 이런 환전량 감소가 일본 불매운동과 관련이 깊을 것으로 보고 있다.
은행권 한 관계자는 "대부분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부터는 여행 수요에 따라 환전량이 많아지는 양상이 보이곤 하는데 줄어든 것은 그만큼 여행 수요도 적어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"고 말했다.
금융권에서는 일본 여행 감소세에 따라 엔화 환전량이 8월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. /이선화 기자엔화 환전이 크게 줄어든 시기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다. 지난 6월부터 환테크 대상으로 엔화가 관심을 받으면서 월초에는 환전량이 늘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인 월말로 가면서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 것이다.
엔화 환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본 여행객 추이도 7월 중순 이후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. 국토교통부의 항공 통계에 따르면 7월 16일부터 30일까지 일본 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46만7259명으로 상반기(1~15일) 일본 여행객 50만1122명에 비해 8%가량 감소했다.
특히 불매운동 시작 전인 지난 6월(53만9660명)과 비교하면 13.4%까지 감소 폭이 커졌다. 이에 더해 항공권 예약률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,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을 정리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.
따라서 금융권에서는 8월까지도 엔화 환전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. 지난 2일 일본의 '백색국가 제외' 방침 이후 반일 감정이 더욱 거세졌기 때문이다.
금융권 관계자는 "환전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일본 여행 등을 보이콧하는 불매운동의 여파를 실감하고 있다"며 "은행 뿐 아니라 카드업계도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에서 일본을 대상에서 빼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"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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